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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무를 통해 삶의 의미 찾아요" - 국민일보 2006.4.6 날짜 2006.04.07 01:14
글쓴이 고규홍 조회 3132
 

“나무를 통해 삶의 의미 찾아요”… ‘나무 아저씨’ 고규홍씨 


[국민일보 2006-04-06 18:21]





오랫동안 사람들의 관심 밖에 밀려났던 물푸레나무가 나무를 사랑하는 한사람의 끈질긴 노력 끝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주인공은 ‘나무아저씨’라 불리는 고규홍(46)씨. 얼마 전 나무여행을 가던 중 버려지다시피 방치된 물푸레나무의 가치를 알아본 그는 문화재청에 천연기념물 지정을 신청했다.





현지조사를 마친 문화재청은 지난 3일 경기도 화성 서신면 소재 물푸레나무 한 그루를 천연기념물 제470호로 지정 발표했다. 지자체나 학술단체가 아닌 개인이 천연기념물을 신청해 지정된 것은 드문 사례다. 키 20m에 수령 350년인 이 나무는 국내 유일의 천연기념물로 인정됐던 파주 적성면의 물푸레나무(높이 15m,수령 150년)의 기록을 단번에 깨버렸다.





고씨의 나무사랑은 남다르다. 지금도 하루 평균 300㎞ 넘게 전국의 나무를 찾아다니는 고씨는 한때 중앙 일간지의 문화부 기자였다. 그가 나무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1999년. 나무 안에 담긴 사람살이의 이야기를 끄집어내 나무의 참 의미를 새겨보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끝없는 나무여행은 시작됐다.





7년째 나무를 찾아다니는 그는 지난해에만 5만㎞를 달렸다. 한달 기름값 120만원도 실업자나 다름없는 그에게는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다. 그는 그동안의 나무여행을 담아 ‘이 땅의 큰 나무’ ‘절집나무’ 등 책을 출간했다. 요즘은 옛집의 나무들에 얽힌 이야기를 책으로 엮기 위해 마무리 작업 중이다.





요즘도 그는 한 그루의 나무를 찾아 천릿길을 마다 않고 길을 나선다. 깊은 계곡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은 다반사이고 교통사고로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할 때도 있었다. 그는 그렇게 만났던 나무들 이야기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자신의 홈페이지(솔숲닷컴:http://solsup.com)에 올린다.





MBC 라디오에 ‘나무를 찾아서’ 코너를 진행하기도 한 고씨는 EBS의 ‘한영애의 문화 한페이지’ 등에서 사람과 나무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KBS 취재팀이 그가 1년 내내 찾아다닌 경북 봉화 청량산의 느티나무 이야기를 KBS 스페셜을 통해 소개했다.





“나무를 보는 것은 곧 하늘을 보는 것이지요. 오랫동안 나무는 사람과 하늘을 이어주는 매개물이었습니다. 나무를 알고 느끼는 것은 곧 수백 년에 걸쳐 그 안에 담긴 사람살이의 슬기를 깨닫고 우리 삶의 자세를 바로잡는 첫걸음입니다.”





나무가 아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은 사람이 풍요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이라고 역설하는 그는 올해 식목일이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 사람들의 나무사랑이 식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경호 편집위원 kyung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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