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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물푸레나무야 너도 기쁘지?" - 일간스포츠 2005.11.4 날짜 2005.11.05 00:42
글쓴이 고규홍 조회 3279



- '나무 이야기꾼' 정성으로 천연기념물 지정 화성 물푸레나무





 


 


'나무 이야기꾼' 고규홍 씨(45)는 요즘 들떠 있다. 6년 동안 쏟았던 열정이 형상화해 열매로 맺어질 날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짧지 않은 세월, 나무와 더불어 살아 온 그이지만 특히 공들인 한 나무가 있다. 화성의 물푸레나무다. 수령 350년, 높이 20m, 둘레(나무의 둘레는 보통 사람 가슴 높이 부분에서 잼) 4m. '왜 이처럼 오래 되고 건강한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지 않는지' 안타까워 자신의 평생의 일이라 여기고 뛰어들었고 이제 며칠 뒤면 결실을 보게 됐다. 자신이 천연기념물로 신청한 물푸레나무가 드디어 천연기념물 지정이 예고됐다.



화성시도 덩달아 경사 분위기다. 시를 대표할 나무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낭보가 날아든 건 지난달 17일. 문화재청은 서신면 전곡리에 있는 물푸레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한때 천연기념물이었던 용주사 회양목이 노쇠해 죽고 말아 1년 전 해제(2004년 5월)되고 만 이후 화성시에 천연기념물이라곤 송산면 고정리 공룡알 화석 산출지(414호)가 유일, 그만큼 기쁨이 더하다.



이 물푸레 나무가 흥미를 끄는 것은 천연기념물의 경우 지방 자치단체나 학술 단체 등이 일반적 신청자인 관례를 깨고 화성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한 '나무 이야기꾼'이 발굴해 내고, 개인 자격으로 신청해 지정 예고된 첫 사례라는 점이다.



물론 그 주인공은 고 씨다. 그는 중앙 일간지 문화부의 잘 나가는 기자였다. 그러던 그가 11년 기자 생활을 스스로 마무리 짓고 돌연 나무 세계에 뛰어든 것은 1999년. 태안군 천리포수목원에 들어가 나무 칼럼니스트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나무를 찾아서>라는 메일 매거진을 내고, 라디오 <김흥국 정선희의 특급 작전> 등에서 1년 반 동안 '나무의 전설' 코너를 진행하면서 나무 이야기꾼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주일에 이틀(화.수요일)은 반드시 나무를 찾아 전국을 누볐다. 나무 사이트(http://solsup.com)를 운영하며 첫 나무책 <이 땅의 큰 나무>를 펴냈다. 이 책의 첫장에 이 물푸레 나무를 천연기념물 지정을 희망한다고 썼고, 그러더니 아예 자신이 문화재청에 지정 신청을 냈다.



물푸레나무로 천연기념물이 된 건 파주시 적성면의 나무(제286호)가 유일하다. 고 씨는 군 사격장 안에 있어 접근이 봉쇄돼 살아남은 적성면 나무(수령 150년.높이 13.5m)에 비해 더 키가 크고 잘생긴 이 나무를 보며 보호수가 아닌 천연기념물로 지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날 문화재청 사람을 우연히 만나 "좋은 나무가 있는데 지정이 안됐더라. 개인이 신청해도 되나"라고 물었다. 담당자는 특별한 사례가 없지만 해 보자고 권했다. 그렇게 해서 고 씨가 직접 서류를 작성했다. 그리고 3년이 흘렀다.



"시간이 오래 걸려 괜한 철없는 짓을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발굴한 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예고됐다는 소식을 듣고 의미 있는 일을 해낸 것 같아 아주 기뻤다."



문화재청 나명하 씨는 "천연기념물은 일제시대부터 지정되어 왔다. 신청 주체는 거의 대부분 지자체, 자연 보호단체, 학술 단체 등이다. 검색 가능한 최근 5년 간의 현황을 보더라도 전곡리 물푸레나무처럼 개인이 신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군락지의 경우 민원 등으로 시일이 걸리는 경우가 있지만 단일 수종의 경우 큰 문제 없이 기념물로 지정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인 한 달 동안 다시 한 번 전체 조사를 하고 토지 보상이나 민원 등 큰 문제가 없다면 최종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 공고하게 된다.



견인차도 올 수 없는 계곡에 차가 처박히고, 교통사고로 2개월 목발을 짚기도 했지만 그는 나무를 보기 위해 1년에 전국 어디든지 5만Km 정도를 달려간다. 230여 군데 절집의 나무를 사시사철 살피고 펴낸 <절집 나무>에 이어 300곳 고택들의 나무를 찾아 정리한 <옛집 나무>의 원고를 마무리 중인 그는 주택 자금 대출 시한과 렉스턴의 3년 할부가 겹쳐 쪼들리는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생활인이기도 하다.



그는 그렇게 정성을 다해 만든 책이 잘 팔리지 않아도, 자신이 지금 쓴 나무에 관한 책들이 15년 아니 100년 후에도 엄정한 기록으로 남아 읽히길 바란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나무는 남양주 두물머리에 있는 느티나무. 그는 물푸레나무가 천연기념물로 공고가 되는 날에는 새벽 5시쯤 집에서 출발해 물안개 피어오를 무렵 그 기쁨을 느티나무에게 털어 놓겠다고 밝혔다.



생활고 걱정하면서도 1년에 5만 Km 나무 찾아 전국 누벼



견인차도 올 수 없는 계곡에 차가 처박히고, 교통사고로 2개월 목발을 짚기도 했지만 그는 나무를 보기 위해 1년에 전국 어디든지 5만Km정도를 달려간다. 230여 군데 절집의 나무를 사시사철 살피고 펴낸 <절집 나무>에 이어 300곳 고택들의 나무를 찾아 정리한 <옛집 나무>의 원고를 마무리 중인 그는 주택 자금 대출 시한과 렉스턴의 3년 할부가 겹쳐 쪼들리는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생활인이기도 하다.



그는 그렇게 정성을 다해 만든 책이 잘 팔리지 않아도, 자신이 지금 쓴 나무에 관한 책들이 15년 아니 100년 후에도 엄정한 기록으로 남아 읽히길 바란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나무는 남양주 두물머리에 있는 느티나무. 그는 물푸레나무가 천연기념물로 공고가 되는 날에는 새벽 5시쯤 집에서 출발해 물안개 피어오를 무렵 그 기쁨을 느티나무에게 털어 놓겠다고 밝혔다.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




[‘일간스포츠’의 인터뷰 기사 원본 보기]

이서원 (2005.11.06 00:00)
기사 내용 저도 보고 이곳까지 왔습니다. 좋은 나무 좋은 일들이 기쁨으로 충만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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