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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책읽는 경향]경북에서-나무가 말하였네 날짜 2008.04.18 16:25
글쓴이 고규홍 조회 3543
 

[책읽는 경향]경북에서-나무가 말하였네    


기사입력 2008-04-13 19:30 





[뉴스를 클리핑하며]





경향신문의 4월 14일치 1면에 실린 제 책에 관한 글입니다. 책보다 훨씬 좋은 글입니다.





[뉴스 원문]





나무가 말하였네


고규홍 지음,


마음산책,


224쪽, 9000원





교만도 시기도 않는 성정, 위대하다





어릴 적 내가 살던 마을의 공터에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있었다. 한 그루는 곧게 뻗은 잘 생긴 소나무이고 또 한 그루는 비비 꼬인 뒤틀린 소나무였다. 어서 오라는 듯 내민 잘 생긴 소나무의 팔 아래는 소매와 옷깃을 적당히 파고드는 송뢰와 솔향, 산새 울음으로 기분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반면 뒤틀린 나무 아래는 그 나무를 뽑아 내팽개치기라도 할 듯이 온종일 사납게 주위를 빙빙 돌고 있는 염소의 오물과 먼지로 항상 지저분했다.





그러나 거센 폭풍이 한 차례 훑고 지나간 다음 날 염소를 매러 갔다가 나는 보았다. 미끈한 소나무가 맥없이 쓰러져 있는 것이었다. 나는 그때 바람결에 못 생긴 소나무가 잘 생긴 소나무에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 너 열심히 사람들 향해 가지 뻗고 있을 때, 난 염소가 흔들어대는 만큼 뿌리 깊이 내렸어.”





나무는 우리 삶을 반추하는 거울이다. 나무는 우리 생을 돌아보게 한다. 산등성이든 양지든 심겨진 대로 평생을 보내는, 그리고 어디에 심겨 있든지 교만, 시기, 불평을 하지 않는 나무. 좀더 나은 환경, 좀더 높은 보수를 위해 여러 번 집과 직장을 옮겨다닌 나보다 나무는 얼마나 위대한가.





‘나무가 말하였네’(고규홍·마음산책)에서 70인의 시인이 나무 아래서 나무가 들려주는 말을 옮겨 적은 70편의 시를 통해 나무에게 다가가 보자. 작은 꽃 몇 떨기를 피워 올리려고 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파동에 잠겨보자.





〈 손진은 경주대 교수·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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